꿀비의 인생스토리

인생스토리(군대)

입대할 때 느낌

Gim GGul Bee 2023. 1. 21. 21:29

나는 2011년 12월 20일 화요일에 입대했다. 

그 날은 뉴스에서 북괴 김정일이 죽었다고 발표했다.

17일에 죽었고 후계자는 김정은이라고 했다.

북괴를 때려잡기 위해서는 입대를 해야하지만 뭔가 입대하기 싫었다. 

뭔가 진짜 전쟁이 날 것만 같았다.

아직 군인이 아니기에 그냥 안가면 탈영도 아니고 다음에 가면 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306보충대로 입대했다.

일주일만 늦게갔다면 나는 50사단 신병교육대로 입대했을 것이다.

이것 또한 내 운명이다.

306보충대에서 자대배치받으면 안되는 두가지의 부대가 3사단과 9사단이라고 네이버에 나왔다.

군에 대해 무지한 나도 백골부대와 백마부대는 한 번쯤은 들어봤다.

‘아… 저기는 안된다.'라고 생각했다.

입대 전 마지막 식사가 어찌나 목구멍으로 안들어가는지…

평소 부대찌개를 좋아했으나 전혀 입맛이 없었다.

정말 진심으로 국물 한 숟가락만 할 정도로 난 입대하기가 싫었다.

참고로 입대할 당시 신장이 183cm이었고 몸무게가 102kg였지만 물돼지는 아니었다.

택시를 타고 보충대로 갔다.

당시 3300명 정도 입대를 한 것 같다.

수천명의 빡빡이들 속에 머리를 안밀고 온 놈들이 종종 있었다.

전국각지에서 모이다 보니 이런저런놈들이 다 있었는 것 같다.

희한한게 보충대에서는 우리가 구대장들과 간부들에게 ‘요’자를 써도 암말 안했고 그닥 뭐라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를 ‘장정’이라 불렀다.

지금생각하면 그냥 병사인데 뭔가 그때는 구대장들이 간부처럼 보였고 무서웠다.  

어찌 줄을 잘못서서 6구대 첫번째 장정이 되었다.

이런 낯선 곳에서 1번은 항상 요직을 맡게 되는게 당연했다.

6구대 1분대장 장정이 됬다.

군대에서 제일 앞에 서면 항상 일이 생긴다.

 

구대장이 모포 게는 방법과 베개피 접는 방법을 알려줬다.

베개 피까지 접다니 참 신기했다.

과연 이것을 베고 자다가 병에 걸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군번이라 샤워가 그리 중하진 않았지만 어떤 대위가 들어왔다.

"샤워는 해도된다. 하지만 수건과 따뜻한 물은 없다."

샤워하지 말라는 소리다.

지금도 참 합리적이지 못하고 비상식적인 사람이 많은 군대이지만 예전엔 더 했던 것 같다.

육대전이 저때부터 있었다면 제보거리가 참 많았지 않았을까.

모포는 1인당 1장이라 깔거나 덮거나 둘 중에 하나만 할 수 있었다.

썩어가는 매트리스를 폈다.

이렇게 하루가 지나가며 잠이 들었다.